골관절염(Osteoarthritis)은 노화, 과사용, 외상 등에 의해 관절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입니다. 미국 류머티즘학회(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적 특징, 영상 검사, 분류 기준 등을 종합하여 표준화된 진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CR 기준을 중심으로 골관절염의 진단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진단의 시작은 명확한 기준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ACR 골관절염 진단기준- 임상소견
골관절염은 일반적으로 중년 이후에 발병률이 높아지며, 무릎, 고관절, 손가락 관절 등 체중 부하가 많거나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관절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간헐적이며 활동 후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인 통증과 기능 제한, 관절 변형이 동반되며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ACR에서 제시하는 골관절염의 임상 진단 기준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다음과 같은 주관적 증상과 객관적 진찰 소견입니다.
- 관절 통증 (Pain): 초기에는 활동 후 통증이 나타나다가 점차 휴식 중에도 통증이 발생합니다. 아침 통증은 30분 이내로 짧습니다.
- 운동 시 마찰음 또는 뻣뻣함: 관절을 움직일 때 마찰음이 들리거나 마찰감이 느껴지며, 아침 경직은 30분 이내로 짧습니다.
- 관절 운동 범위 감소: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며, 심한 경우 보행 제한이 나타납니다.
- 관절 압통 및 골극 형성 촉지: 관절 주변 압통, 손가락에 골극(헤버든, 부샤르 결절)이 촉지 됩니다.
- 관절 부종: 국소적인 부종은 가능하나 염증성 질환보다는 덜 심합니다.
- 관절 변형: 관절이 휘거나 틀어지는 변형이 발생합니다. 무릎은 O다리로, 손가락은 지절 변형으로 나타납니다.
골관절염은 임상 증상과 진찰 소견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정확한 평가와 감별 진단을 위해 영상 검사와 분류 기준의 적용이 필수적입니다.
영상검사
골관절염의 진단에서 영상검사는 병의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다른 관절 질환과의 감별에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단순 방사선 검사(X-ray)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활용됩니다.
X-ray 주요 소견:
- 관절 간격 협소: 연골 마모로 뼈 간 간격이 좁아짐.
- 골극 형성: 관절 주변 뼈에 돌기 형성.
- 골경화: 연골 하부 뼈가 단단해짐.
- 연골하 낭종: 압력 증가로 액체가 차있는 낭종 형성.
MRI: 연골, 인대, 활막 등을 정밀하게 평가하며 초기 병변 확인에 유용합니다.
초음파: 활액 증가, 윤활낭염, 국소 염증 등 실시간 평가 가능.
CT: 복잡한 구조 관절(고관절, 척추 등)에서 3D 분석에 유리하나 방사선 노출이 큽니다.
영상검사는 진단, 진행 정도 평가, 치료 반응 확인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임상 소견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분류표
ACR는 관절 부위별로 골관절염 진단기준을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무릎 골관절염 진단 기준 (ACR 1986)
아래 항목 중 3가지 이상일 때 진단 가능:
- 나이 ≥ 50세
- 아침 경직 ≤ 30분
- 운동 시 마찰음
- 골극 촉지
- 골간 마찰음
- X-ray상 관절 간격 협소
2. 고관절 골관절염 진단 기준 (ACR 1991)
고관절 통증 + 아래 3가지 중 2가지 이상:
- ESR ≤ 20mm/hr
- X-ray상 관절 간격 협소
- X-ray상 골경화
3. 손가락 골관절염 진단 기준 (ACR 1990)
손가락 통증, 뻣뻣함, 부종 + 다음 3가지 이상:
- 헤버든 또는 부샤르 결절
- 2개 이상 DIP/PIP 관절 압통
- 골극 또는 변형 확인
- 류머티즘因자 음성
- 아침 강직 30분 이하
이러한 기준은 임상시험과 일상 진료에서 진단 정밀도를 높이며, 환자의 증상이 영상 소견과 불일치할 경우 판단 기준으로 매우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골관절염은 임상, 영상, 기준표 세 요소를 통해 진단 정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ACR 기준은 이를 구조화하여 진단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제공합니다.
골관절염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관리로 충분히 증상을 늦추고 기능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ACR의 진단기준은 명확한 증상, 영상, 객관적 수치를 통해 진단의 명확성을 높이며, 치료 방향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골관절염이 의심된다면, 단순한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기준에 따라 정확히 평가받는 것이 건강한 관절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