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여성의 자궁에서 흔히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지만,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 자주 혼동됩니다. 특히 자궁선근증, 난소종양, 골반염은 복통, 출혈, 생리 이상 등 자궁근종과 매우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자궁근종과 혼동될 수 있는 대표 질환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각각의 특징과 구별 방법을 제시합니다. 올바른 진단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자가진단보다 전문의의 진찰과 영상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자궁근종과 혼동되는 질환- 자궁선근증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육층 내부로 파고들어 증식하는 질환으로, 자궁근종과 가장 혼동되기 쉬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자궁내막은 원래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조직으로, 생리 주기에 따라 두꺼워졌다가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이 조직이 자궁 근육 속으로 침투하면 비정상적인 생리통, 생리량 증가, 골반 통증 등을 유발하게 되며, 이러한 증상은 자궁근종과 거의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 질환의 주요 차이점은 병변의 구조와 위치에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층에 종양처럼 형성된 ‘덩어리’로 존재하며, 초음파나 MRI 검사에서 경계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반면 자궁선근증은 근육층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경계가 불분명하며, 덩어리보다는 전체 자궁이 부풀어 있는 모양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자궁선근증은 ‘확산성 병변’으로 불리며, 진단이 다소 까다롭습니다.
자궁선근증은 특히 생리통이 극심하고, 생리 시작 며칠 전부터 통증이 발생해 생리 끝날 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자궁근종은 반드시 생리통을 유발하지 않으며, 무증상인 경우도 30% 이상으로 보고됩니다. 생리량 증가도 자궁선근증에서는 흔히 관찰되며, 혈전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료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자궁근종은 위치와 크기에 따라 절제 수술이 가능하지만, 자궁선근증은 병변이 퍼져 있어 절제가 어렵고 호르몬 치료나 자궁적출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MRI 검사는 자궁선근증 감별에 매우 유용하며, 자궁내막과 근층의 경계 파괴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 진단 정확도가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종과 외형상 비슷하지만, 조직학적 특징과 증상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 영상검사와 병력 청취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생리통이 심하고 자궁이 전체적으로 커져 있는 경우 자궁선근증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난소종양
난소종양은 자궁과는 달리 난소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양성 혹은 악성일 수 있으며 자궁근종과 증상 면에서 유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난소종양은 초기에 무증상이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하복부 팽만감, 복통, 생리불순 등을 유발하여 자궁근종과 혼동되기 쉽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국한되어 자궁벽이 두꺼워지고 단단한 종괴를 형성하는 반면, 난소종양은 자궁 옆에 위치한 난소에서 발생하며 낭성(물혹) 또는 고형 덩어리 형태를 가집니다. 특히 낭종성 난소종양은 초음파상 내부가 맑고 투명하게 보이며, 자궁과 연결된 위치가 아닌 옆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면 자궁근종과 구별이 어렵습니다.
난소종양의 가장 큰 구별 기준 중 하나는 ‘난소 종대’ 여부입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자체의 크기를 키우는 반면, 난소종양은 자궁은 정상인데 난소가 커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또 난소종양은 갑작스러운 복부 팽만이나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고, 종양이 비틀리거나 파열될 경우 급성 복통과 구토 등의 응급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난소종양의 악성 여부는 혈액검사(CA-125 등), 초음파, CT, MRI 등을 통해 평가되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5cm 이상 크기의 종양이 발견되면 악성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반면 가임기 여성의 기능성 난소낭종은 생리 주기와 함께 자연 소멸되기도 합니다.
또한 자궁근종은 대부분 자궁 외벽에 튀어나온 형태(장막하근종), 근육 안에 있는 형태(근층내근종), 자궁내막에 가까운 형태(점막하근종)로 분류되며, 이와 달리 난소종양은 위치와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복부 촉진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종합하자면 난소종양은 위치상 자궁근종과 전혀 다른 질환이지만, 복부 통증이나 덩어리감, 생리불순이라는 유사한 증상으로 인해 오인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생리 이상이 지속된다면, 초음파 및 CT 검사를 통해 자궁과 난소를 모두 정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골반염
골반염은 여성 생식기 내부, 특히 자궁, 난관, 난소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급성 또는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골반염의 가장 큰 특징은 염증성 통증과 발열, 분비물 증가이며, 생리 주기와 무관하게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자궁근종이나 난소종양과 유사해 혼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근종은 일반적으로 만성적이고 점진적인 복부 팽만, 생리량 증가, 통증 등이 특징이며, 감염성 증상은 드뭅니다. 반면 골반염은 급성으로 통증이 심해지며, 체온 상승, 오한, 아랫배 누르면 심한 압통, 고름성 질 분비물 증가 등 염증성 징후가 동반됩니다. 특히 성관계 후 통증이 심하거나, 성교통, 배뇨 시 작열감 등이 있을 경우 골반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골반염의 주요 원인은 성병균(클라미디아, 임질균 등)에 의한 감염이며, 질 내 세균이 자궁 경부를 통해 상행감염을 일으켜 자궁, 난관, 복막까지 염증을 확산시킵니다. 자궁근종은 종양 자체이므로 감염이나 발열을 유발하지 않으며, 이는 감별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CRP 상승, 백혈구 증가), 질 분비물 배양검사, 초음파 또는 복강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골반염은 염증이 지속되면 난관 폐쇄, 난임, 만성 골반통 등의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항생제 치료가 핵심입니다.
치료는 대개 광범위 항생제 투여로 시작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농양이 동반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면 자궁근종은 염증 치료가 아니라, 크기와 위치에 따라 호르몬요법이나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므로, 치료 전략에서 명확히 차별화됩니다.
요약하면 골반염은 급성 감염성 통증과 염증 반응을 동반하고, 자궁근종은 비염증성 양성종양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러나 증상의 중복으로 인해 자가진단만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복통이 심하거나 발열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이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자궁선근증, 난소종양, 골반염 등과 자주 혼동됩니다. 각 질환은 병리적 원인, 위치, 증상 양상, 진단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수입니다. 불규칙한 출혈, 복부 통증, 생리 이상 등 증상이 있다면 자가진단보다는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하며, 초음파나 MRI 등 영상 검사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