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 대사, 면역 기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특히 혈액 검사에서 간 수치를 확인하면 간 건강 상태를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대표적으로 참고되는 수치가 AST(GOT)와 ALT(GPT)입니다. 본 글에서는 AST와 ALT의 정상 수치 기준과 의미, 그리고 간 수치 상승의 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하여 간 건강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AST 수치 기준과 해석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 한국에서는 흔히 GOT라고도 불리는 이 수치는 주로 간세포뿐 아니라 심장, 근육, 신장, 뇌 등 다양한 장기에도 존재하는 효소입니다. AST 수치는 간뿐 아니라 여러 조직의 손상에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간 손상의 구체적인 정도나 원인을 파악할 때는 ALT와 함께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ST 정상 수치 기준
-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AST 수치는 10~40U/L 사이를 정상으로 봅니다.
- 검사기관이나 장비에 따라 상한선은 35U/L인 곳도 있으므로, 자신의 검사 결과지는 해당 기관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AST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
1. 급성 간염 또는 간세포 괴사
간세포가 급격하게 파괴될 경우 AST가 혈중으로 방출되어 수치가 상승합니다. 일반적으로 급성 A형, B형, C형 간염, 독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만성 간 질환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의 경우에도 AST 수치가 다소 상승할 수 있으나, ALT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3. 심근경색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 초기에는 AST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간 수치로 오인할 수 있으며, CK-MB, Troponin 등 심장 관련 효소 수치와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4. 근육 질환 및 격한 운동 후
격렬한 운동이나 근육의 외상, 근육염, 근이영양증 등에서도 AST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LT보다 AST의 상승 폭이 더 크며, CK(Creatine Kinase) 수치와 함께 해석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5. 알코올성 간 질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간 손상 패턴은 ALT보다 AST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AST/ALT 비율이 2:1 이상일 경우 알코올성 간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AST 단독 상승 시 주의점
AST 수치만 상승한 경우, 단순히 간 문제보다는 심장이나 근육 쪽 문제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격렬한 근육 운동 후 AST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ALT는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AST 수치를 해석할 때는 ALT, ALP(알칼리 포스파타제), 빌리루빈, GGT 등의 간 관련 다른 수치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ALT 수치 기준과 해석
ALT(Alanine Aminotransferase), 한국에서 GPT라고도 불리는 이 효소는 주로 간세포 내에 존재하며, 간 손상이 발생했을 때 혈중으로 방출되어 수치가 높아집니다. ALT는 AST보다 간에 특이적인 효소이기 때문에, 간 기능 이상을 보다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ALT 정상 수치 기준
- 일반적인 성인의 ALT 정상 수치는 7~40U/L입니다.
-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약간 낮은 수치를 보일 수 있으며, 일부 검사실에서는 상한치를 35U/L로 적용하기도 합니다.
ALT 수치가 상승하는 주요 원인
1.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
A형, B형, C형 간염 등의 급성 감염에서 ALT는 급격하게 상승합니다. ALT 수치가 수백, 수천 단위로 올라가는 경우도 흔하며, 이 경우 간세포가 대량으로 손상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 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이 원인이 됩니다. ALT 수치가 정상보다 1.5~2배가량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지방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알코올성 간염
장기간 과음 시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며, AST보다 ALT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으나 둘 다 상승합니다. ALT가 지나치게 높지 않고 AST/ALT 비율이 2:1 이상이면 알코올성 간 질환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약물성 간염
진통제, 항생제, 항결핵제, 고지혈증 약물 등 여러 약물이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ALT가 빠르게 상승합니다. 특히 ALT 수치가 1000U/L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약물 복용 여부를 체크해야 합니다.
5. 자가면역성 간염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간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ALT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진단에는 간 생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ALT 수치 변화의 해석 방법
ALT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았다가 빠르게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 급성 간염 또는 약물성 간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LT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경우에는 지방간, 만성 간염, 자가면역 간질환 등 만성적인 원인을 감별해야 합니다. 또한 ALT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간이 심각하게 손상된 것은 아니며, 초음파, FibroScan 등 영상 검사를 병행해 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별 비교 및 분석
AST와 ALT 수치의 상승은 간 건강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각 수치의 특징을 이해하고 종합적으로 해석해야만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특히 두 수치의 비율, 상승 정도, 그리고 동반되는 다른 간 효소 수치(GGT, ALP 등)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간 질환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AST/ALT 비율로 간 질환 감별하기
- AST/ALT < 1: 일반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에서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ALT가 AST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 AST/ALT ≈ 1: 급성 바이러스 간염, 약물성 간염 등에서 흔하게 보이는 형태입니다.
- AST/ALT > 2: 알코올성 간염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으로, AST가 ALT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납니다.
원인별 간 수치 상승 패턴
원인 구분 | AST 상승 | ALT 상승 | 비율 특징 / 참고 사항 |
---|---|---|---|
급성 간염 | ▲▲▲ | ▲▲▲ | AST ≈ ALT, 수치 수백~수천 |
비알코올성 지방간 | ▲ | ▲▲ | ALT > AST, 만성적으로 상승 |
알코올성 간염 | ▲▲ | ▲ | AST/ALT > 2, 비율 중요 |
근육 손상 | ▲▲ | - | ALT 정상, CK 수치 동반 상승 |
심근경색 | ▲▲ | - | ALT 정상, 심장 마커 동반 확인 필요 |
약물성 간염 | ▲▲▲ | ▲▲▲ | ALT > AST, 복용 약물 병력 확인 |
자가면역성 간염 | ▲▲ | ▲▲ | 만성적 상승, 자가항체 검사 필요 |
해석 시 유의사항
- 간 수치는 일시적인 외부 자극(약물, 운동, 감염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단 1회의 수치만으로 간 건강을 진단하지 않습니다.
- ALT와 AST 외에도 ALP, GGT, 총 빌리루빈 수치를 함께 보아야 간의 전반적인 기능과 담즙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간 수치가 정상이어도 간섬유화나 지방간이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영상 검사와 간 기능 종합평가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AST와 ALT는 간의 건강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주요 지표입니다. 단순히 수치의 높고 낮음을 넘어서, 각 수치의 상승 원인과 패턴을 해석하고 관련 수치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간 건강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므로, 간 수치에 변화가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비만, 음주, 약물 복용이 잦은 분들은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를 통해 간을 보호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바랍니다.